레고는 훌륭하다, 취미로서의 레고와 브릭
인터넷, 취미의 벽을 허물다 |
인터넷의 발달은 취미의 다변화를 가져 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의 격차가 줄어들고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끼리도 소통이 가능해졌으며 원한다면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와도 쉽게 이야길 나누고 관심사에 대한 공유가 가능해졌습니다. 원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즐거움과 재미로 삼는 것에 대한 장벽이 많아 낮아졌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기전에는 극소수의 어른들만 취미로 할 수 있었던 '열대어 구피 키우기'는 이제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취미이자 체험 학습 중 하나가 되었으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만나 오프라인으로 모임을 이어가며 함께 하는 즐거움도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인터넷의 발달은 취미의 전문화 또한 불러 옵니다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취미를 보다 쉽고 편하게 즐기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취미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장벽도 조금씩 생겨납니다. 어떤 취미는 소위 '장비'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초보자는 대체로 저렴한 장비로 취미를 시작하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장비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강렬한 욕망과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주변의 조언에 따라 중복투자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소위 '끝판왕' 이라고 불리는 전문가 수준의 장비를 무리하여 구매하기도 합니다.
어떠한 취미는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장비에 더해 많은 공부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취미에 관심을 갖고 입문 하였으나 초보의 벽을 넘지 못하고 포기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동안 즐겼던 드론 (Quadcopter) 이 그러했습니다. 드론에 매력을 느껴 취미로 삼은 뒤 초보의 벽을 넘는데만 한참이 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함께 시작한 친구들이 하나 둘 포기하고 떠나갈 때 쯤 저는 드디어 초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음 단계로 진입 합니다. 다른 이유가 아닌 '어려워서' 취미를 포기한 친구들을 뒤로 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간거죠.
취미를 즐기기 위해 전문성이 필요한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전문적'을 "어떠한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그 일을 잘하는 것' 이라고 정의 하고 있습니다. 취미로서의 드론을 크게 '촬영용 센서 드론' 과 '레이싱 및 프리스타일 드론'으로 나눴을 때 전자에 익숙해지고 좋은 영상을 담아내기까지는 수많은 비행 연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진짜 많은 시간과 공부가 필요한 것은 후자인 '레이싱과 프리스타일 드론' 입니다.
프리스타일 드론을 오래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먼저 드론을 조립 하고 수리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드론을 조립하고 수리하는데에는 우선 납땜 (Soldering)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전기 지식이 필요합니다.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창의적인 조립 기술이 필요하며 컴퓨터에 완성 된 드론을 연결 해 여러가지 비행에 관련 된 셋팅을 해야 하므로 특정 프로그램에 익숙해지고 나아가 능숙해져야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 하나하나에 대한 매우 깊이 있고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이 있을 필요까지는 없을 겁니다. 다만 '드론'이라는 취미 자체를 하나의 '분야' 라고 생각해 본다면 상당히 여러가지를 알고 또 익혀야 합니다.
또 프리스타일 드론은 기본적으로 '묘기 비행'을 하며 역동적인 영상을 담아 내는 것이 비행의 주 목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행과 수리에 익숙한 숙련 된 파일럿들은 늘 더 어려운 비행 코스를 찾아 나섭니다. 문제는 제 아무리 숙련 된 드론 조종사들이라고 할지라도 새로운 환경, 낯선 비행 장소에서 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담기 위해서는 수차례 추락을 경험 한다는 것입니다. 추락은 높은 확률로 드론의 파손을 야기하며 파손 된 드론의 수리와 새로운 드론의 조립은 금전적인 손실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3인치 프리스타일 드론 |
왜 레고가 취미로서 훌륭한가
- 레고는 즐기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레고는 초창기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장난감으로부터 출발합니다. 부품수가 많고 사이즈가 큰 제품들 중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디자인 된 세트들도 존재하나 조립 시 아주 조금의 주의만 기울이면 완성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 즐기는 방식에 따라 상당한 금전적 세이브가 가능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레고를 모아 전시하는 것을 즐기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 중고 장터를 활용하면 말도 안되는 가격에 원하는 세트를 구입 하는 것도 가능 합니다. 레고의 본질 중 하나는 '조립 그 자체'에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조립이 완료 된 세트는 '조립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 저렴하면서도 유아스럽지 않고 전시 효과가 좋은 세트들이 셀 수 없이 많이 존재 합니다. 꼭 거대하고 많은 부품수의 비싼 제품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 조립의 재미와, 완성시의 성취감 그리고 수집을 하며 전시했을 때의 즐거움을 모두 누릴 수 있습니다. 이미 완성 한지 오래 된 세트라고 해도 전시장 한켠에 멋지게 전시 된 완성품을 보면 뿌듯해 집니다.
- 창의력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자신의 창의력을 발산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세트로도 레고사에서 제공하는 조립설명서를 따르지 않고 본인의 연구와 경험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의 창작물을 만드는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레고는 훌륭하다 |
레고는 쉽고 재밌습니다. 그래서 훌륭합니다
취미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뭐든 기본이 지켜지고 본질에 부합하면 '훌륭한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레고는 훌륭한 취미 입니다. 레고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취미입니다. 여러분도 이 훌륭한 취미에 한 발을 담궈 보시길 강력하게 권합니다.